저편의 불빛
영감

저편의 불빛

3분 소요

그 순간

자정, 한 남자가 홀로 저택 잔디밭에 서 있다. 그는 어둠을 가로질러 닿을 수 없는 무언가를 향해 팔을 뻗고 있다. 발밑의 잔디는 그가 고용한 이들의 손길로 완벽하게 다듬어져 있다. 등 뒤의 대저택은 샹들리에와 수입 대리석으로 빛나고, 방 하나하나는 그가 딱히 정해진 대상 없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 세심하게 구성된 문장과도 같다. 하지만 그는 이 모든 것을 보고 있지 않다. 그의 시선은 검은 물결 너머, 멀리 떨어진 부두 끝에서 반딧불이처럼 작게 깜빡이는 하나의 초록빛 불빛에 닿아 있다.

이 사람이 바로 제이 개츠비다. 손을 뻗는 자세, 그것만이 그에게 유일하게 의미 있는 모습이다. 그 외의 모든 것들, 즉 그의 실명조차 모를 이방인들을 위해 열리는 파티, 이름조차 없는 색깔의 실크 셔츠들, 단 한 번도 펼쳐보지 않은 책들로 가득 찬 서재, 이 모든 것은 오직 이 순간을 정당화하기 위해 존재할 뿐이다. 손을 뻗는 행위. 그 뻗은 손과 만 건너편의 저 작은 초록빛 약속 사이의 거리.

불빛은 초록색이다. 아직 오지 않은 봄의 색, 돈의 색, 질투의 색, 그리고 ‘가라’는 신호의 색. 그 빛은 데이지 뷰캐넌의 것이다. 5년 전, 전쟁이 터지기 전, 이 모든 돈을 갖기 전, 그가 개츠비가 되기 한참 전에 사랑했던 여인. 그는 아무런 합리적 근거도 없는 믿음으로, 충분히 많은 것을 쌓고, 충분히 많은 것을 보여주고, 충분히 거대한 환상을 만들어내면 그 거리를 좁힐 수 있다고 믿는다. 둘 사이의 세월을 되돌릴 수 있다고. 그녀가 자신을 포함하지 않은 선택을 내리기 전의 순간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영원히 살 수 있다고.

물은 그의 믿음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저택이 아무리 환하게 빛나도 그가 결코 건널 수 없는 시간의 바다처럼, 그저 검고 묵묵하게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성찰

우리 모두에게는 저마다의 초록 불빛이 있다. 저마다의 어두운 물결 건너편에 자리하여 우리의 갈망을 정돈하고, 인간이기에, 유한하기에, 그리고 언제나 손에 닿지 않는 무언가를 향해 손 뻗는 존재이기에 느끼는 형체 없는 아픔에 형태를 부여하는 고정된 좌표들 말이다. 마침내 나의 가치를 증명해줄 것이라 믿는 승진. 놓쳐버린 그 사람. 스무 살에 상상했지만 마흔이 되도록 채 실현되지 못한 나의 모습.

[[highlight]]거리는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다. 거리, 그 자체가 본질이다.[/highlight]] 그 거리를 없애버린다면 무엇이 남을까? 개츠비는 마침내 데이지와 재회하고, 그녀를 자신의 저택으로 데려오지만, 바로 그 순간 무언가가 죽어버린다. 가까이에서 본 불빛은 그저 불빛일 뿐이다. 꿈은 그 사이의 물을 필요로 한다.

이것은 손 뻗기를 멈추라는 조언이 아니다. 손을 뻗는 행위는 그 자체로 중요하다. 하지만 어쩌면 개츠비의 비극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지도 모른다. 우리의 갈망을 조금 더 가볍게 쥐는 법을, 그리고 물 건너의 불빛이 도착점이 아니라 방향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손 뻗어 닿으려는 것은 특정 인물이나 성취가 아니라, 희망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 그 자체라는 것을.

오늘 밤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자신만의 부두 끝에 서서, 자신만의 어두운 물결 너머, 자신만의 묵묵한 불빛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손을 뻗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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