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판단 없이 세상을 바라보는 법
목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판단 없이 세상을 바라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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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일은 사람과 세상을 관찰하는 것이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언제나 이른바 결론이라는 것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고자 합니다. 세상의 모든 가능성을 향해 모든 것을 활짝 열어두고 싶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The Paris Review Interview

무라카미 하루키는 현존하는 소설가 중 가장 널리 읽히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상실의 시대’, ‘해변의 카프카’, ‘1Q84’와 같은 작품으로 사랑받습니다. 그의 소설은 평범한 일상과 초현실의 세계를 조용히 넘나들며, 일본적 감성과 서구 문학의 영향을 그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결합합니다. 전 세계 독자들이 그의 책을 다시 찾는 이유는 단순히 이야기 때문만이 아니라, 세상을 서두르지 않고 세심하게 바라보는 듯한 그만의 특별한 시선 때문입니다.

문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장편 인터뷰 중 하나인 ‘파리 리뷰’에서 하루키는 인간의 행동을 심판하는 자가 아닌, 그것을 지켜보는 증인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일을 설명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거의 명상적인 분위기마저 느껴집니다. 그는 어딘가에 도달하려 애쓰지 않습니다. 그저 열린 상태로 머무르려 할 뿐입니다.

깔끔한 결말을 내기보다 열어두는 그의 소설을 생각하면, 이는 철학이라기보다 그가 세상을 보는 방식의 자연스러운 연장선처럼 느껴집니다. 그의 인물들은 불확실성, 사랑, 상실, 그리고 기묘함 속을 헤매지만 언제나 답을 찾지는 못합니다. 어쩌면 그것이 바로 핵심일지도 모릅니다. 하루키는 관찰 그 자체에 가치가 있으며, 사람과 세상을 가까이에서 정직하게 바라보는 것 자체가 하나의 의미가 된다고 믿는 듯합니다.

그가 여기서 묘사하는 것은 섣불리 답을 정하기보다 질문과 함께 머무르려는, 보기 드문 예술가적 인내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