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그리고 내 생각에 모든 사람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것을 하나의 자원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모든 것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우리에게 주어졌으며, 예술가는 이를 더욱 강렬하게 느껴야만 합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 우리의 굴욕, 불행, 난처함까지도 전부 예술 작품을 빚어낼 수 있는 원재료, 즉 찰흙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Twenty-Four Conversations with Borges: Interviews by Roberto Alifano 1981-1983 (1983)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수십 년간 철학, 신화, 상상력을 엮어 20세기 가장 조용하면서도 급진적인 소설들을 써냈습니다. 그의 미로와 도서관은 삶으로부터의 도피가 아닌 삶의 변형이었습니다. 아마도 그렇기에 경험과 예술의 관계에 대한 그의 생각이 그토록 큰 울림을 주는 것일 겁니다.
1981년부터 1983년까지 언론인 로베르토 알리파노와의 대담에서 보르헤스는 긴 인생의 만년에 이르러서야 가질 수 있는 솔직함으로 이야기했습니다. 당시 그는 개인적인 비통함과 정치적 망명, 그리고 수십 년간 이어진 실명에 가까운 상태를 겪은 후였습니다. 이로 인해 그는 모든 것을 머릿속으로 구상한 뒤 다른 사람에게 구술해야만 했습니다. 그는 어려움을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일상의 동반자로서 알고 있었습니다.
그가 여기서 제안하는 것은 낭만적인 위로가 아니라, 그보다 더 현실적이고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태도입니다. 그는 우리에게 최악의 순간들을 창조적인 삶의 방해물이 아닌, 바로 그 본질로 바라보라고 요청합니다. 찰흙이라는 비유는 의도적이며 현실에 단단히 발을 딛게 합니다. 찰흙은 정해진 형태가 없고, 때로는 차갑고 무겁지만, 결코 쓸모없지 않습니다.
그는 이 생각을 예술가를 넘어 모든 사람에게 확장합니다. 이는 엘리트주의적인 느낌을 완화하고, 자신의 고통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궁금해했던 모든 이에게 사유의 문을 열어줍니다. 보르헤스는 해답을 약속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질문을 품는 하나의 방식을 제시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