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대의 F1 머신이 몬차 서킷의 메인 스트레이트를 질주합니다. 두 머신의 간격은 불과 0.1초. 뒤따르던 드라이버가 버튼을 누르자 리어 윙의 플랩이 열립니다. 순식간에 시속 10km가 빨라지며, 레이스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인 추월 장면이 연출됩니다.
이것이 바로 수십 년 된 F1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한 DRS가 작동하는 순간입니다. 2011년 이전에는 앞차를 따라가는 것이 마치 끈적한 당밀 속을 운전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앞차가 만들어내는 난기류(터뷸런트 에어)가 뒷차의 다운포스를 빼앗아갔기 때문입니다. 추월은 거의 불가능해졌고, 레이스는 예선 순위가 곧 결승 순위가 되는 지루한 행렬로 전락했습니다.
바로 그때, DRS가 등장하여 모든 것을 바꾸었습니다.
DRS의 실제 작동 원리
엔지니어들이 처음 DRS를 설명했을 때 드라이버들은 회의적이었습니다. 플랩을 열어 공기 저항을 줄이고 더 빨리 달린다고요?

너무 단순하게 들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 DRS의 천재성이 있습니다. 자동차 창문을 열면 저항이 줄어 속도가 더 나는 것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작동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활성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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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지 구간(detection point)에서 앞차와의 간격이 1초 이내로 들어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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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S 구간에 진입하면 버튼이 활성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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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을 누르면 상단 플랩이 85mm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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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저항(드래그)이 25% 감소하고, 속도는 시속 10~12km 증가합니다.
DRS가 영리한 이유는 안전장치에 있습니다.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시스템은 즉시 비활성화되고, 윙은 순식간에 닫혀 코너링에 필요한 다운포스를 회복합니다.
이 덕분에 레이싱 최고의 명장면들이 탄생합니다. 드라이버들은 이점이 사라지기 전에 추월을 완료하기 위해 브레이크를 최대한 늦게 밟으며 코너로 뛰어듭니다. 시속 300km에서 벌어지는 계산된 위험 감수입니다.
모든 것을 바꾼 숫자들
DRS의 영향력을 이해하려면 DRS 도입 이전의 F1을 봐야 합니다.
DRS는 2011년에 데뷔했습니다. 추월 횟수는 2010년 452회에서 2011년 821회로 급증했습니다 [1].

추월이 5번에 불과했던 레이스에서 갑자기 15번의 추월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 DRS 이전에는 더 빠른 차가 ‘기차놀이’에 갇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 랩에 1초나 더 빠른 드라이버도 앞차를 추월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DRS는 이 기차놀이를 완전히 깨뜨렸습니다.
긴 직선주로에서는 그 이점이 더욱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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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들은 DRS 구간에서만 0.3~0.7초를 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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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쿠나 몬차 같은 서킷에서는 마치 터보 버튼을 누르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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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들은 이 구간을 중심으로 전체 레이스 전략을 수립합니다.
하지만 비평가들은 추월이 너무 쉬워진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실험에서 진화로
DRS 규정은 신중한 실험처럼 진화했습니다. FIA는 2011년 대부분의 서킷에 트랙당 하나의 DRS 구간만 허용하며 보수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전면적으로 도입하기 전에 효과를 증명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2011년: 시험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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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트랙에 단일 구간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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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들의 면밀한 모니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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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결과로 컨셉 증명
2012-2015년: 전략적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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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서킷에 복수 구간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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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과 아부다비에 두 번째 구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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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전략적 과제 등장
2016년-현재: 미세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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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트랙에는 3개의 구간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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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지 구간이 연쇄적인 추월을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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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격 요구 조건 다양화 (0.5~1.0초)
모든 변화는 지루한 행렬과 인위적인 추월 사이의 최적점을 찾기 위함이었습니다. 추월을 ‘가능하게’ 만들되, ‘필연적이게’ 만들지는 않으려는 노력이었습니다.
전략적인 체스 게임
F1 패독의 목요일이면, 엔지니어들은 마치 체스 마스터가 오프닝을 계획하듯 DRS에 대해 논의합니다. 팀들은 DRS 최적화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습니다.
엔지니어링 과제: 리어 윙은 두 가지 모드에서 모두 뛰어나야 합니다. 닫혔을 때는 코너링 접지력을, 열렸을 때는 직선 속도를 극대화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트레이드오프가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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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S에 최적화된 윙은 닫혔을 때의 효율성을 일부 희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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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열렸을 때 시속 2km가 더 빨라진다면 그 타협은 정당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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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들은 예선 페이스와 레이스 성능 사이에서 균형을 맞춥니다.
레이스 주말의 결정: 전략은 실시간으로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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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들은 세션 사이에 윙을 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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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팀은 높은 다운포스로 예선에 집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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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팀은 레이스 당일의 속도에 도박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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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들은 감지 구간에서 정확한 위치를 잡는 법을 배웁니다.
베테랑 드라이버들은 0.999초 차이로는 DRS를 쓸 수 있지만, 1.001초가 되면 속수무책이라는 것을 압니다.
오늘날 DRS의 위상
F1은 현재 기로에 서 있습니다. 2022년 규정 변경으로 그라운드 이펙트 차량이 도입되면서, 앞차를 따라갈 때 잃는 다운포스가 35%나 줄었습니다.

이론적으로 이 머신들은 DRS의 필요성이 줄어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DRS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왜일까요?
서킷별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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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S의 효과는 서킷에 따라 40%까지 차이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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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지 서킷에서는 영향이 미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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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서킷에서는 DRS를 활용한 기차놀이가 펼쳐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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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다양성이 현대 F1을 정의합니다.
2026년의 질문: 2026년 새로운 규정은 더 자연스러운 레이싱을 약속합니다. 일부 관계자들은 DRS가 쓸모없어질 것이라고 말하지만, 다른 이들은 이제 DRS가 F1의 DNA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이 논쟁은 ‘추월은 순수한 기술에 의해서만 이루어져야 하는가, 아니면 보조 장치가 쇼를 더 재미있게 만드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DRS에 대한 예상치 못한 진실
DRS는 단순히 추월만 바꾼 것이 아닙니다. 차량 디자인, 전략, 드라이버 훈련 방식까지 바꿔 놓았습니다.
숨겨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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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들은 DRS 싸움을 위해 특별 훈련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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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들은 직선 주행 속도를 더 우선시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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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에서는 레이스 당일의 DRS 위치 선정을 고려합니다.

- 타이어 전략은 DRS 기회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수립됩니다.
비평가들은 이를 인위적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DRS는 실제로 추월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렸습니다. 드라이버들은 활성화 타이밍, 위치 선정 기술, 그리고 찰나의 순간에 결정을 내리는 능력을 마스터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
DRS는 F1이 위기에 처했을 때 구원투수 역할을 했습니다.
다음 레이스에서는 다음 사항들을 주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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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 리어 윙의 활성화 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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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지 구간에서의 드라이버 위치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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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S 구간에서의 공격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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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S 기회를 중심으로 전략을 짜는 팀들의 움직임

여러분은 레이싱을 더 흥미롭게 만들기 위한 10년간의 진화를 목격하고 있는 것입니다. DRS는 단순한 가변 플랩이 아니라, 전통이 실패했을 때 기꺼이 적응하려는 F1의 의지를 상징합니다.
2011년의 실험에서부터 오늘날의 다중 구간 경쟁에 이르기까지, DRS는 F1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추월은 드문 일에서 당연한 기대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가 오늘날 모든 레이스의 모습을 만들고 있습니다.